이 세상을 사람답게 사는 사람,
당나라의 수도 장안長安에 송청宋淸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약장사가 있었다.
약을 잘 짓기도 했지만 약값이 없는 사람들에게 차용증만 받고 약을 지어주었기 때문이다.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약을 차용증만 받고 지어 주었으므로 차용증이 천장에 닿도록 쌓였다.
그래도 그는 약값을 받으러 가지 않았고 해가 지나도록 갚지 않으면 그 차용증을 불태웠고 두 번 다시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 당시 장안 사람들은 그를 두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비웃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송이 자자하기도 했다.
이에 송청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는 어리석지도 않고, 또 큰 인물도 못되는 사람이다.
겨우 약을 팔아 처자를 기르고 사는 한낱 장사꾼에 불과하다.
내가 약장사를 시작해서 40년, 차용증을 불태워 버린 것이 수천 장에 이른다.
그 가운데는 후에 고관대작으로 출세했거나 관찰사나 절도사가 된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약값의 분에 넘치는 큰 보답을 하기도 하고, 반면에 약값을 떼어먹고 죽거나 줄행랑 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식구들이 밥을 먹고 사는 데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 사소한 약값 때문에 친지와 사이가 벌어지고 인심을 잃느니 약값 떼어가면서 인심을 사고 잘된 사람들로부터
후하게 보답 받는다는 그런 긴 안목으로 앞을 보는 장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당나라의 명 문장가인 유종원柳宗元이 그의 행적을 기리는 글을 지었다.
아래의 글은 그가 지은 <송청전>의 말미에 실린 글이다.
“한낱 장사치도 이렇게 세상을 긴 눈으로 보는데, 하물며 조정에서 나라를 주무르고 관가에서 백성을 주무르고,
학교에서 경륜을 주무르는 식자識者로 자칭하는 사람들이 그저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으니 이 아니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판을 친다고 하더라도 인간 본연의 심성이 그토록 몰라보게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간 본연의 심정을 가지고 모두다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살아간다면
세상이 점진적으로 상생과, 조화로운 삶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작가 신정일 글>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周恩來(주은래) 총리 (0) | 2012.08.29 |
---|---|
노인이 머리 감을 때 주의할 사항 (0) | 2012.08.29 |
老人들의 銘心寶鑑 (0) | 2012.08.27 |
세상살이 인심을 어찌탓하랴 (0) | 2012.08.25 |
인생이 바뀌는 대화법 (0) | 2012.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