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늙은 아내
내 늙은 아내는
아침 저녁으로
내 재떨이를 부시어다 주는데,
내가
'야 이건 양귀비 얼굴보다 곱네
양귀비 얼굴엔 분때 라도 묻었을텐데...하면
꼭 대여섯살 먹은 계집아이처럼
좋아라고 소리쳐 웃는다
그래 나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가볼 생각이다
-미당 서정주-
'내 늙은 아내'는 1998년 현대문학 1월호에 발표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 부인 방옥숙(方玉淑)여사가 10월에 별세하자
시인은 곡기를 끊고 술-맥주로 연명하다가
두달 후인 12월에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미당은 정말로 그녀와 함께 천국에서도
그녀를 대여섯살 먹은 계집아이처럼 소리쳐 웃게하고 있을까?
한길을 바라보며 같이 살아온 인생..
나를 웃게 만드는 썰렁한 농담도
웃어줄 내가 있음에 행복하다는 그사람
그대있음에...내가 있다
소풍 끝나고 하늘로 돌아가는 날
같이 있어서 행복하였다고...말하리라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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