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는 노력을 즐기는 것 *
(글쓰기 공작소)
노력을 즐겨라
1. 사람들은 흔히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하지만 정말 재능이 느껴지는 사람에게 이런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다.
오히려 재능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같다.
다시 말해 글솜씨가 부족한 사람들이
글 잘 쓰는 사람들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2. 사실 어떤 문제에 대해 노력할 각오가 없으면,
문제는 그저 골칫덩어리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반면 노력하기로 다짐하면 문제가 하나의 기회로 다가온다.
노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글쓰기는 재능이 달린 일로 보이지만
노력할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는 오직 노력만이 문제다.
비유하자면
좋아하지 않는 이성이 도움을 청하면 골치 아픈 일처럼 느껴지지만,
호감 가는 이성이 손 내밀면 즐거운 기회로 받아들이는 경우와 같다.
알고 보면 타고난 재능이란,
노력을 게을리하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골치 아픈 문제인 것이다.
3. 한번은 뛰어난 작가들의 전기를 살펴보았다.
발자크, 프루스트, 도스토옙스키 같은 19세기 작가부터
마르케스, 보르헤스, 필립 딕 같은 현대 작가의 생까지 일별해 보았다.
그리고 SNS에 느낀 점을 올렸다.
“요즘 나는 매혹적인 작가의 전기를 살펴보고 있다.
내가 이들보다 확연히 부족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재능이 아니라,
대략 다음과 같은 점이다.
1.빚
2.위기
3.인간관계의 불화
4.공부
5.이성 관계”
. 4.비록 농담 투로 한 말이지만,
내가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기도 하다.
위에서 말한 특성 중 서너 가지는 거의 모든 작가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그들은 새로운 모험, 아픔, 상처, 사랑, 공부에 자신을 쏟아부었다.
이러한 탐색 정신이야말로 글 쓸 때 가장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최근 문예창작학과나 글쓰기 교실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소한 문장 기술과 표현 훈련에 연연하는 학생도 그만큼 많다.
5. 또 하나의 고질적인 편견은
글쓰기 공부는 매우 고통스럽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이 없지는 않지만 글쓰기를 괴롭다고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
가령,
아이들은 난간 위로 걷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무조건 위험하다고 한다.
글쓰기의 모험 정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고통보다는 일종의 즐거움이자 희열이다.
글쓰기를 가르치다 보면 재능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을 가끔 만난다.
그중
첫 번째 부류는
글쓰기는 타고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학생이고,
두 번째 부류는
글쓰기 과정은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다.
반면 재능보다는 노력을 중요시하고 글쓰기 과정 자체를 즐기는
학생은 내가 가장 반기는 학생이다.
노력과 과정을 즐기는 자세,
이 두 가지만 있다면 글쓰기에서 무엇이 두려울까.
* 글 / 이만교 (소설가. 한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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