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현충원의 가을

해풍 2017. 10. 25. 00:27

현충원의 가을

2017년 10월 24일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구와 점심을 하고 차 한 잔 하면서 살아가는 이런저런 얘기를 간단히 나누고 헤어져 집에 오니 2시가 살짝 지났다.

오후엔 별다른 일정이 없어 집에 혼자 있으니 맑은 날씨가 내 마음을 가만 두지 않는다.

가방을 짊어지고 가까운 현충원으로 갔다.

현충원은 4계절 어느 철에 가 봐도 항상 조용하고 깔끔하게 단장 되어있고 조경 시설도 잘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묘역을 산책하다보면 저절로 경건한 마음이 든다.

가을에 가보면 투명하게 붉게 물든 단풍잎이 마치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조국을 위해 흘린 피가 승화되어 붉게 물든 것처럼 보인다.

현충지를 거쳐 현충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충무정 주위를 둘러보고 묘역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는 장군묘역 봉우리까지 올라간다.

그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현충탑 넘어 한강이 보이고 뒤돌아보면 빈곤의 국가에서 부강한 나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 대통령 묘역이 보인다.

대통령에서부터 이름 없이 숨져간 무명용사의 무덤에 이르기까지 노랗게 물든 잔디밭에 가지런히 서있는 수많은 묘비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나라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경건한 마음이 든다.

나무들도 봄과 여름을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어 1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정열을 나무 잎새를 붉게 만들어 표현하듯이 장년기에 접어든 나 역시 나의 조국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무언가 해야만 하는 중압감을 느낀다.

장군묘역을 내려와 경찰 충혼탑 앞에서 현충문 쪽으로 내려오는 게 평시의 내가 즐겨 움직이는 루트다.

오늘은 특별히 현충문 옆에 나란히 높이 솟아있는 태극기와 현충원 기가 새롭게 내 눈에 비친다.

현충원 정문을 벗어나며 뭉그적거리며 집에서 오후를 보내는 것보다 조금은 힘들지만 보따리 둘러메고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며 전철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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