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동작대교에서 석양을 보다

해풍 2016. 8. 28. 01:04

동작대교에서 석양을 보다

2016년 8월 27일. 이달의 마지막 토요일이다. 30여 일간 35도를 오르내리던 더위가 어제부터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오늘 아침 반소매를 입고 나오니 팔뚝에 서늘함을 느낀다. 동아리 모임이 끝나고 돌솥밥에 청국장으로 점심을 함께하고 헤어져 전철을 타기 위해 걷던 중 무심코 하늘을 보니 파아란 하늘에 새털구름이 바둑무늬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어제 비가 살짝 내리더니 하늘을 떠도는 모든 먼지를 씻어내어서인가 청명한 하늘이다. 문득 오늘 저녁노을이 멋질 것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올해 들어 석양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가본 기억이 없다. 예년보다 사진 찍기에 많이 게을러졌나 보다. 전철을 타고 오면서 오후 일정이 없으니 가까운 동작대교로 석양이나 찍으러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함께 가자고 하니 가기 싫단다. 다른 동호인을 부르려다가 혼자 다녀오기로 하고 가방을 챙겼다. 일몰 한 시간을 앞두고 6시에 집을 나섰다. 동작역에서 내려 다리 밑에 가니 사진사님 서너 명이 자리하고 있다. 여의도 63빌딩 근처로 해가 숨고 노을이 물든다. 청명한 날씨는 분명한데 빛깔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 마음이 가을을 너무 빨리 받아들였나 보다. 이제야 겨우 여름 끝자락인 것을! 동작대교와 남산을 배경으로 몇 장 찍어 봐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새로 바꾼 카메라가 아직 손에 익지 않아서인가? 다리 밑으로 가서 장비를 접어 넣고 돌 의자에 잠깐 앉아서 물 한 모금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많다. 잠깐 쉬는데도 해 진 후 한강 변 다리 아래라서 인지 엄청 시원하다. 10여 분 지체하면 감기라도 걸릴 것 같다. 가방을 짊어지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정말 오랜만에 바라본 맑은 하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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