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덱크로드
2021년 3월 20일
우중충한 날씨에 오전 중 내내 비가 오락가락이다.
오후 3시가지나 비가 그친 것 같아 일기예보를 보니 비 그림은 없어지고 구름이다.
흙길은 비로 걷기에 불편할 것 같아 서리풀 공원 덱크로드를 걷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 한 정거장 타고 서초역에 내려서 밖으로 나오니 매일 대법원장 물러가라는 방송을 하고
있던 사람이 장비는 그대로 비닐로 가려져있는데 안 보인다.
여기서 대법원 정문을 지나 덱크로드 입구까지 가는 길에 대법원장 물러가라는 100여개의 조화만
비에 젖어 외롭게 서있다.
나무발판대가 비에 젖어 조금은 미꺼럽기는 했으나 흙물 튀는 것 보다는 편하다.
땅에 떨어져 수북이 쌓여있는 나뭇잎들이 비에 젖어 발효되는지 바람결에 날려 오는 냄새가 특이하다.
피톤치드와는 다른 모호한 향이 깊은 숲길이라도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120여 미터 높이밖에 안 되는 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도심풍경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희미한 모습이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왕복 3번을 걷고 나니 소정의 걸음수가 채워진다.
잔뜩 흐린 날씨에 오는 둥 마는 둥 내린 비에 겉옷이 촉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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