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속초여행 2박3일(1/3)

해풍 2015. 11. 7. 22:30

속초여행 2박 3일

2015년 11월 3일부터 2박 3일간 친구들 10명이 강원도 속초 주변 지역 여행을 다녀왔다. 첫날은 백담사와 설악산 권금성, 둘째 날은 통일 전망대, 대진항, 화진포, 건봉사. 오는 날은 대관령 삼양 목장을 둘러보았다.

여행 첫날

약속 시각보다 20분 앞당겨 집결지인 종합운동장역 2번 출구로 가니 차로 변을 대형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2, 3년 전엔 승용차가 설 수 있는 여유가 있어셔 이곳에 모이기로 했는데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전화해서 정신여고 정문 앞에서 대기해 달라 하고 회원들이 모이기를 기다렸다. 지정시간 내에 모두 모여 차량을 나눠 타고 백담사로 향했다. 이삼일 춥다가 날씨가 풀려서 인지 고속도로에 안개가 자욱하다. 예비역 병장들이 예비역 중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며 천천히 가라는 둥, 음악을 바꾸라는 둥 말이 많다. 현역 시절이라면 옆에도 못 갈 텐데 친구가 좋긴 좋다. 용대리 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백담사로 향했다. 몇 년 전의 길이나 지금 길이나 도로 폭은 마찬가지여서 10대의 버스들이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비켜서 있기도 하고 가기도 하며 소통엔 별 지장이 없다. 올핸 가뭄이 들어서인지 단풍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백담사 입구의 넓은 샛강은 말라서 물 흐르는 게 보이지 않고 넓은 강바닥엔 조그만 돌을 주에서 모아 만들어놓은 탑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강바닥을 장식하고 있다.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다 허물어질 텐데 그러면 누군가 와서 정성 끝 다시 쌓아올리는 모양이다. 영험한 효능을 봤기에 그렇게 열심히 쌓는 것인지 소원을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며 쌓아올리는 것인지 지성이면 감천이라 부처님이 도와주시기라도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칩거했던 방을 보고 극락보전 앞으로 가니 친구가 현판을 보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글씨라고 설명을 해준다. 자세히 보니 일해라고 낙관이 찍혀있다. 인접한 관음보살상 앞의 식수대에서 시원한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시고 만해 한용운 기념관에 들어가 둘러보니 농업고등학교 축산교사를 지낸 친구가 한용운 시를 가리킨다. “똥보다 더러운 건 송장 썪는 것이고 이보다 더 더러운 것은 31본산주지”라고 일제 총독부에 협조한 주지들를 묶어서 욕한 시구를 보며 한용운 일대기에 관한 설명을 해준다. 축산교사가 문학에도 공부를 많이 했나 보다.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자랑스러운 친구가 있음을 속으로 기뻐했다. 설악산국립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공원에 들어가 권금성 오르는 케이불카를 탔다. 이곳에 오면 항상 생각나는 일이 있다. 30여 년 전에 장수대에서 귀때기청봉, 중청봉, 대청봉, 화채봉을 거쳐 권금성으로 내려온 기억이 새롭다. 가져간 물은 모두 떨어지고 옷은 땀이 말라 허옇게 소금꽃이 피었고 모두들 지쳐서 겨우 산행을 마쳤던 한창시절의 등산하던 모습이....

권금성 정상에 오르니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외설악의 수려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꼭대기 바위에 태극기를 꽂고 동판에 이름을 새겨주는 좌판아저씨도 같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좁은 정상에서 발 아래를 보니 아찔하고 현기증이 든다. 움직이려니 약간 다리가 후들거린다. 옛날에 아무렇지도 안았는데 담력이 나이 들면서 약해진 모양이다. 속초중앙 어시장에 들려 요즘 맛이 제철인 가장 큰 방어 한 마리에 광어, 오징어등 10명이 충분히 먹을 회를 뜨고 매운탕꺼리도 준비했다. 숙소에 와서 576미터 암반온천수로 피로를 풀고 신선한 회에 맥주로 입가심하고 준비 해온 포도주, 양주로 한잔 술을 나누며 얘기꽃을 피운다. 시간이 무러익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니 노래방기계가 환영이라도 하는 듯 100점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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