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온천수로 몸을 닦은 다음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책크아웃하고 트렁크에 짐을 실었다. 사정상 오늘 저녁은 다른 콘도에서 자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 전망대 가는 길이 곳곳에 도로 확장공사를 하고 있어 조금은 불편을 느꼈으나 창문을 열면 싱그러운 공기가 불어와 폐부를 말끔히 청소해 주는 느낌이다. 검문소가 있어 서면 신고를 하고 주차비 및 수수료를 내고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있으나 박장군 덕분에 편안하게 수속을 마치고 통일 전망대를 갈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이북지역의 해금강과 금강산 봉우리들이 조금은 맑은 날이라서 인지 희미하게 보인다. 통일 전망대관리사장의 추천으로 대진항에 가서 금강산식당에 가니 생선회를 조금 할인해서 스티로폼 상자에 포장해 준다. 서너 시간 숙성시켜 먹으면 회가 더 맛있다 해서 미리 준비한 것이다. 이 근처에서 이름 있는 박 포수 정원에 가서 암퇘지 수육에 좁쌀 색의 신사임당 동동주를 마시니 술술 잘 넘어간다. 두 분 기사 양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막국수로 점심을 하고 화진포로 갔다. 이승만 별장과 김일성별장이 있는 곳이다.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해진 화진포 해변과 김일성별장을 끼고 있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은 걷기만 해도 만병이 치유될 것 같은 멋진 오솔길이다. 김일성별장은 원래 선교사 들의 휴양시설이었으나 이북 고관들이 자주 이용하다 보니 이름이 김일성별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이곳 콘도에서 특 상품 마른오징어를 집에 갈 때의 선물용으로 단체로 저렴하게 구입했다. 청간정 콘도에 오니 늦게 합류한 친구 1명이 먼저 와 있다. 침대가 있는 방 2개에 일반온돌방 1개, 거실로 되어있어 제비뽑기하여 잠자리를 정하고 짐을 풀었다. 이곳은 온천욕장이 없어 인접한 해수사우나에 가서 피로를 씻어내고 대진항에서 준비해온 숙성된 생선회와 코냑 XO 1병, 포도주 2병, 맥주 등으로 술잔을 나누며 얘기꽃을 피운다. 내년엔 봄에는 부산 쪽 늦가을에는 지리산 쪽으로 여행가기로 정하고 몇 년간 유임해온 운영진도 바꾸는 회의도 마쳤다. 숙소가 해변에 붙어있고 글램핑 시설도 되어있다. 술 한잔 하며 6층 숙소에서 내려다보는 동해의 푸른 바다 너머로 기울어 가는 석양의 붉은 노을에 떠다니는 작은 고깃배와 넓은 모래사장을 어깨동무하고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니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오늘 밤도 노래 솜씨는 걸출해서 100점이 쏟아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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