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현충원 벚꽃

해풍 2017. 4. 10. 22:58

현충원 벚꽃

2017년 4월 10일.

우리 집은 아침 6시가 되면 기상 경보가 울리는 대신 라디오가 자동으로 켜진다.

몹시 피곤할 때는 라디오 혼자서 떠들어 대다가 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진다.

오늘은 봄소식을 전하면서 현충원 수양버들 벚나무 이야기를 하면서 어제 휴일엔 엄청 많은 사람이 나들이했다고 한다.

현충원은 우리 민족의 얼이 서린 곳으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이 잠들고 있는 경건한 장소이면서 시민들이 산책과 사유를 할 수 있는 공원 같은 조용한 장소로 조경도 깔끔히 정돈되어있어 사계가 항상 아름다운 장소다.

매년 봄이면 벚꽃 촬영을, 가을이면 단풍 촬영을 위해 몇 번씩은 가는 곳으로 지금이 적기인데 오늘 오전은 일정이 비어 있어 서둘러 오전 중에 다녀오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

9시도 되기 전 현충원에 도착해 보니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현충분수대를 지나 곧바로 충무정 과 수양버들 벚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많은 사람이 주변을 돌며 사진을 찍고 단체로 와서 촬영 강의를 하는 팀도 있다.

KBS 방송차가 3대나 있고 장비를 옮기고 하더니 현충정 난간에 기상 캐스터가 벚꽃을 배경으로 서서 일기예보 방송을 한다.

나도 날씬하고 잘 생긴 일기예보 진행자 방송장면을 찍어서 확대해보니 방송에서 볼 때보다 그렇게 미인은 아닌 것 같다.

현충탑 인근의 유일하게 한 그루 화려하게 꽃 피우고 있는 홍매화를 보고 있으니 누가 창덕궁 홍매화는 젖는데 이곳은 색깔이 곱다고 한다.

아마도 지하에 계시는 선열들이 현 시국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열불이 터져서 더 붉어진것 같다.

장군묘역에 올라 동작대교 쪽을 보니 서너 개의 한강 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평시보다 하늘이 맑은 탓이다.

박정희 대통령묘역 쪽을 보니 봉분 앞 제단 양쪽에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있고 언제나 그러하듯 추모객이 서너 명 서서 예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과 경찰 충혼탑을 지나 현충문 옆으로 해서 정문 쪽으로 내려오니 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입장 한다.

전철을 타러 가면서 시계를 보니 아직 11시 전이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더니 노곤해 지면서 마음에 걸려있던 숙제가 하나 풀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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