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서울둘레길3-1구간(고덕-광나루10km)걷기

해풍 2018. 7. 12. 23:29

서울둘레길3-1구간(고덕-광나루10km)걷기

2018년 7월 12일

태풍이 지나가고 여름이 턱밑에까지 와서인지 아침부터 후덥지근하다.

모두들 일찍이 도착해서 예정시간보다 10분 빠르게 산행을 시작했다.

오늘 코스는 산행이라기보다 그냥 도로변을 걷는 아주 달갑지 않은 길이다.

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방죽근린공원이 나온다.

겨우 동산이라고 이름붙이기도 어려운 나지막한 동산인데 그래도 숲이 욱어져

접어들자마자 매미 소리가 들린다.

올 해 처음 듣는 매미 소리로 한 친구가 왕매미라고 한다.

재래종은 매엠매엠 우는데 이놈은 그냥 맴- 의 연속이다.

샘터공원을 지나니 네거리가 나오고 건너편에 고덕산 오르는 계단이 펼쳐진다.

이름만 고덕산이지 앞의 공원이나 마찬가지의 동산이다.

조금 오르다 우측을 보니 한강이 보이고 멀리 강동대교가 보인다.

고덕산 정상에는 정상 표지석은 없고 지리측량용 표지석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다.

정상을 내려오다 보니 구리-암사대교가 보인다.

산 아래에는 무슨 도로공사를 하는지 중장비가 여러 대 오가며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이제부터는 약 5km구간은 산행이 아닌 도로 행군이다.

시가지를 따라 걷다보니 암사 선사유적지가 나오고 선사유적지를 지나 1km정도

더 걸어가니 광나루한강공원 지하진입로가 나온다.

2개나 만들어져 있는 공원 수영장에는 개장은 했으나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공원 그늘 막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했다.

산 대장이 술을 안 한다고 하니 한 친구가 캔 맥주 큰 것을 5개(클라우드)나 냉장하여

와인과 함께 짊어지고 왔다.

다른 친구들도 모두 친구를 위해 헌신적이지만 이 친구는 특히 봉사적이다.

매 산행 때마다 항상 와인도 품질 좋은 고급와인을 준비하여 가져오고 계란도 꼭 삶아서

가져오고 매실원액과 야채도 가져오고 과메기 철이 되면 일부러 포항에서 직송하여 두어

차례 과메기도 미역 셋트와 함께 가져온다.

오늘 땡볕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오느라 고생 많이 했다.

올 해에는 감사패 하나 만들어 주기로 의결했다.

산 대장이 술을 캔 하나만 마시니 다른 친구도 겨우 소주 한 병 추가로 술자리가 끝났다.

땡볕아래 오래 걸어서인지 나는 캔 하나 마시고 소주 반잔도 채 마시지 않았는데 술이

올라 광진교 다 지날 때 까지 몹시 힘들게 약간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걸은 것 같다.

광나루역에 가까운 신선설농탕집에 들어가 설농탕을 주문하며 “시원한 맥주 2병

시킬가?” 하고 물어봐도 아무도 응답이 없다.

몇 년을 산행하며 오늘처럼 식당에 와서 시원한 맥주 안 시켜본 적이 없는데 나만

아니라 모두들 지쳤나 보다.

와인 한 병으로 건배를 하고 맛있게 식사를 했다.

모두들 설농탕을 잘 끓였다고 한다.

이 집은 내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엄 선생님과 함께 가끔 와서 먹었던 맛집 중의 하나다.

전철을 타고 오면서 2년 전 서울둘레길을 완주 할 때와 달리 우리친구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어감을 오늘 산행하면서 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