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2018년 10월 4일
오늘은 옛 직장 동료들과 함께 산행하는 날이다.
나는 오랫동안 참석하지 못해서 조금은 망설여졌으나 아내와 함께 참석하기로 하고
참석의사를 표시했었다.
모이는 장소에 가니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 준다.
모두가 몇 십년 직장생활을 같이했던 반가운 선후배님들이다.
퇴직한지 20년이 가까워오지만 모습들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이다.
나도 늙어가고 동료들도 함께 나이 들어가니 보는 눈높이도 동시 퇴하되어 옛날의
모습으로 착시현상이 생기는 모양이다.
200여개의 지그재그 층층대를 걸어 올라가서 하늘공원 입구에 올라서니 청명한
하늘아래 억새밭이 더 넓게 펼쳐진다.
조금은 이른 시기라서인지 억새꽃이 거의 피지 않고 몽우리만 맺고 있다.
유달리 키가 작은 코스모스도 저지대와 달리 이제 꽃 피기 시작했다.
하늘공원 억새축제는 다음 주인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다음 주에
오면 주간은 주간대로 야간은 화려한 조명발을 받으며 움직이는 서치라이트 불빛을
따라 바람에 흔들리며 반짝이는 멋진 억새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바지 그늘에 자리를 잡고 총무님이 푸짐하게 준비해온 김밥과
시루떡, 빈대떡, 골뱅이무침과 열무김치를 곁들여 소주 한잔씩을 나누니 자연히 옛날
근무할 때 힘들었던 업무 내용들이 화제를 이룬다.
모여서 나누는 화제도 세월 따라 화두가 바뀐다.
근무시절엔 술 한잔하면 군대 생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은퇴한 지금은 근무시절
힘들고 어려웠던 내용들이 주제가 된다.
5년이나 10년이 지난 후 우리가 다시 모인다면 그때의 화두는 무엇이 될까 궁금해진다.
모르긴 해도 건강관리나 누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 가 짐작해 본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음주량도 줄어들어 소주 너덧 병에 막걸리 서너 병으로 부족함 없이
기분 좋은 분위기가 된다.
전망대에 올라 억새밭을 둘러보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니 김 회장이 저녁을
사겠다고 한다.
칼국수를 먹으며 막걸리 한잔으로 오늘 행사를 마무리 한다.
참가한 회원 모두가 하루를 즐겁고 보람있게 보낸 모습이고 나도 참가하기를 참 잘했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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