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물향기 수목원

해풍 2016. 11. 3. 21:01

물향기수목원

2016년 11월 3일.

물향기수목원에 가기 위해 우리 부부는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교대에서 오산대까지는 전철을 2번 갈아타고 1시간 반을 가는 제법 먼 거리다.

요즘의 활동 반경은 특별한 행사를 빼고는 전철을 이용하기 때문에 모임이 있을 때는 

항상 집합시간 10분 전에 도착 하게끔 지하철 앱을 조작하여 알람을 설정해 둔다.

그런데 오늘은 지하철이 일부 파업 중이라서 인지 갈아타야 할 전역을 출발하면 

예비경보가 울리고 갈아타야 할 역에 도착 직전 다시 경보가 울려야하는데 

도착하고서야 알림이 울린다.

초행인 사람은 실수하기 좋게 오동작을 한다.

전철도 계획보다 10분 늦게 약속 시각 정각에 도착한다.

함께 근무한 옛 직장 동료 선후배님들이 이미 와 계신 분도 있고 전철에서 만나 함께 

온 동료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모임이지만 두어 달 만에 보는 동료도 있다.

지체되는 전철을 고려하여 10여 분 더 기다리니 오늘 올 사람은 다 모여 수목원으로 갔다.

은행잎은 노랗게 떨어져 쌓여있고 많지 않은 단풍잎은 가뭄을 타서인지 끝이 말라 

비틀어진 게 제법 보인다.

이곳 수목원은 여러 종류의 나무로 숲길조성이 잘 되어있어 산책하기는 참 좋은 곳이다. 

마침 숲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동료가 있어 자세한 설명을 들어가며 걸으니 

배움의 또 다른 재미도 있다.

행사 때마다 항상 음식을 잔뜩 준비해 오는 총장 부부 덕분에 자리를 펴고 쉬면서 

오늘도 맛있고 배불리 먹으며 얘기꽃을 피운다.

오늘 점심은 용인 사시는 이 선배님이 위수지구에 왔다고 한턱 쏘시겠다고 했다.

용인과 오산은 위수지구와는 거리가 먼데 후배들을 위해 점심 한 끼 사겠다는 얘기다.

탕수육에 소주를 나누며 의미 없는 얘기지만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그저 이렇게 만나 얼굴 보며 함께 걷고 술 한잔 나누고 농담하고 헤어지는 것 자체가 

각자 마음속으로 지난 팔팔했던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며 좋은 시절, 힘들었던 시절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되새기는 흐뭇한 마음이다.

전철역에서 다시 만날 날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오늘 하루도 참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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