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하와이 여행(빅 아일랜드)3/9

해풍 2017. 1. 16. 10:48

2016년 12월 25일.

어제 한 스노클링이 힘들어서인지 모두가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은 성탄절이라 코스트코가 휴무다. 11시쯤 되어 저녁거리 준비를 하기 위해 대형 몰을 찾아갔다. 만들어놓은 것을 사려다 김, 노란 무, 스팸, 된장국 등을 사서 와서 점심과 저녁준비까지 했다. 2시가 되어 마우나케아천문대 안내센터에 가는 게 오늘 일정이다. 북부를 향해 가는 길에 유명한 쉐라톤 호텔의 사설 해안을 구경하려 했으나 주차장이 만원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시켜주지 않아 이웃한 해변으로 가서 잠깐 구경하고 목적지를 향했다. 하와이 섬의 중앙부에 위치하는 이 관측소를 가는데 길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데 화산석으로 이루어진 끝없이 넓은 지역에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것이 다반사다. 이따금 풀이 자라는 곳도 있고 나무가 자라는 곳도 있으나 극히 일부일 뿐이다. 가끔은 푸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는가 하면 흐르는 안개 속을 실비를 맞으며 달리는 때도 있다. 마우나케아 천문 안내대에 와서 보니 해발 2,800m다. 여기서부터 천문대까지는 사륜구동 이상의 차만 통행할 수 있고 별도의 수수료가 필요하다 한다. 날씨는 추워서 서울서 입고 왔던 겨울옷을 꺼내 입어야만 했다. 안내소 입구에는 지름이 50cm가 넘는 별 관측용 망원경이 여러 개 비치되어 있고 전자레인지와 뜨거운 물을 무제한 공급해주는 급수장치가 있다. 일단 커피를 주문하니 일회용 봉지를 주고 물과 컵은 급수장치 옆에서 찾아 마시라 한다. 맞은편 나지막한 동산에 올라가니 사방이 확 트이고 하얀 구름이 발아래 깔려있다. 해 넘어가기를 조금 기다리니 지평선 너머로 하늘이 붉게 물든다. 해는 떨어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때 내려와서 준비해 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차로 와서 준비해간 김밥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7시가 되자 방문자를 모으고 관계자가 별자리에 관해 설명을 하고 망원경으로 관측한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나는 별 궤적을 찍기 위해 어두운 곳으로 가서 장치했다. 바람이 엄청 불어와서 무릎 높이의 지름이 80cm가 되는 통나무와 공원에서 자주 보이는 6인용 탁자 사이에 나지막이 설치를 하고 찍기 시작했다. 하늘의 별이 이렇게 크게 보이기는 처음이다. 언젠가 캐나다 로키에서 슈퍼 문 보다 큰 달을 볼 때도 별이 이렇게 크지는 않은 것 같다. 고도가 높은 만큼 기온도 떨어져 5-6도 되는 것 같다. 또한, 바람이 무척 불어오니 리조트에서 미리 준비해온 담요를 가져가 그것을 두르고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서 있었다. 그런데 40분쯤 지나서 돌풍이 90도 방향에서 불어와 카메라와 삼각대가 쓰러졌다. 다행이 카메라가 고장이 나지 않아 재설치하고 다시 찍기 시작했다.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 제대로 사진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저녁 9시반이 지나서 카메라를 철수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차도 이따금 한 대씩 마주치는 깜깜한 밤길에 비마져 가끔 내리니 운전하는데 온 가족이 신경을 곤두세운다.


마우나케어가는길엔 끝없는 불모지가 이어진다


인근 해수욕장에서(아래사진은 감시대)


죽은 풀이아니고 살아있는 흰색 풀


마우나케어 안내소에 오니 구름이 발 아래로


바ㅏㅇ문객을 위한 천체망원경(3대 설치되어있음)


일반차량은 여기까지만


능선에 올라 석양을 맞이하다


실패한 별궤적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