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4일. 부산행 9시 KTX를 탔다.
서울-부산 간을 오가는 KTX이라도 역을 몇 개 서는가와 출발 시간대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경로우대가 42,100원에서 32,400원으로 9,700원이 차이가 나고 운행시간이 2시간 15분에서 3시간 13분으로 58분이 차이가 난다.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KTX도 생겼다는데 그곳은 국철에 비해 요금이 싸다고 한다.
대전역을 지날 때까지는 산천이 하얗게 덮여 있었으나 동대구 쪽으로 내려오면서 눈은 보이지 않고 응달에 싸라기눈이 조금 있을 뿐이다.
그렇게 넓지 않은 국토 안에서도 이렇게 기후환경이 다르니 어쩌면 태극기시위와 촛불시위가 존재하는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차이가 있다면 기후는 조금만 온도가 올라가면 똑같은 아름다운 산천이 되는데 태극기와 촛불의 시위는 날이 갈수록 융합이 되기는커녕 더 벌어져 가는 느낌이다.
다 잘 살고자 하는 목표는 같겠지만 서로 헐뜯으며 반목하지 말고 좋은 화합의 방법을 모색했으면 하는 생각을 차창 밖을 보면서 해 본다.
부산역에서 내려 주민등록증으로 경로 전철표를 끊어 지하철을 탔다.
부산에 와서 전철을 타 보면 항상 서울 전철보다 노인이 더 많아 보이는 게 나의 느낌이다.
덕천역에서 내려 누나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난 후 볼 일을 협의하고 나오니 오후 2시 반이다.
평생을 영어 선생으로 지난 친구에게 전화하니 집에 있다.
3시에 자갈치에서 만나 간단히 소주에 회 조금 먹고 자갈치시장 해안 쪽으로 나오니 하얀 갈매기가 많이 산책을 나온 모양이다.
우리가 10대일 때 자주 모여 놀던 친구 6명이 2명은 벌써 유명을 달리했고 나는 서울에 한 명은 부산에 한 명은 마산에 한 명은 브라질에 살고 있어 자주 보지도 못한다.
특히 브라질에 이민 간 친구는 소식이 끊어진 지도 수십 년이 지났다.
결국, 50%는 사라진 거나 다름이 없는 꼴이다.
1시간 반 동안 몇 개월 만에 만난 친구와 살아가는 얘기를 하다가 5시 기차 시간이 되어 헤어지고 부산역으로 갔다.
전철역에서 내려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어묵 장사가 보인다.
아내가 좋아하는 어묵을 사 가면 맛있게 먹을 것 같아 한 봉지를 사 들고 기차에 올랐다.
열차가 울산을 지나니 밖이 깜깜해진다.
새깜해진 창밖을 보며 오늘 하루 서울에서 부산 왔다가 바쁘게 서울로 돌아가면서 하루 자고 가도 될 일을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내일은 비록 다른 일이 있긴 하지만 항상 이렇게 누가 뒤쫓아 오는 것처럼 날마다 바쁘게 설쳐대는 내 모습이 오늘은 유달리 딱하게 느껴진다.
문화체육관광부발행 "고향 가는 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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