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시민의 숲 2019년 11월 5일 양재 시민의 숲에서 산책을 하기로 하고 아내와 집을 나섰다. 오후인데도 공기가 싸늘하고 플라타나스 가로수 잎이 떨어져 바람에 굴러다닌다. 여름모자를 쓰고 나왔는데 모자그물망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오니 가을이 깊어져가는 것을 느낀다. 시민의 숲 입구 오른쪽 공터에는 어디서 왔는지 꼬마 유치원생들이 선생님의 지시대로 모여서 놀이를 하고 있고 산책로에는 2, 3명씩 짝을 지어 나온 젊은이들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다. 가을 단풍잎은 절정을 지나가는 것 같고 이리저리 낙엽이 바람에 떨어져 쌓여있다. 여고생 나이의 두 소녀가 인형 몇 개를 의자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고 있다. 예쁜 모양새의 인형이라 직접 만든 것이냐고 물어보니 인형은 산 것이고 의상은 둘이서만들어 입힌 것이라고 한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 이 두 소녀가 노인이 되었을 때 오늘 한 일들을 추억하며 오늘의 감정을 되새길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솔길을 아취형으로 덮고 있는 단풍나무 아래를 산책하는 사람들의 여유 있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입구에 한인 애국단 입단 포토죤이 있어 윤봉길 의사가 된 기분으로 선서문을 목에 걸고 권총은 오른손에 수류탄은 왼손에 쥐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